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기 위한 나만의 루틴 만들기

by memo7919 2025. 5. 11.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적어도 시작할 땐 그렇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동기부여가 된다. 내 시간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쓸 수 있고, 결과에 내 이름을 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설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이 ‘좋아함’이라는 감정은 점점 흐려진다. 더 이상 즐겁지도, 새롭지도 않은 반복의 순간이 오고, 처음의 열정은 사라진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루틴’이다.
루틴은 감정을 대신해 일을 지속하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감정이 빠졌을 때, 동기가 흔들릴 때, 습관이라는 구조가 나를 지탱해준다.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하기 위해선, 반드시 나만의 루틴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기 위한 루틴의 개념과, 그것을 만들어가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나누고자 한다.

 

감정보다 루틴이 더 오래 간다: 열정을 구조로 바꾸는 법


열정은 좋아하는 일의 시작점이지만, 유지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열정은 기본적으로 감정이기 때문에 환경, 컨디션, 피로도에 따라 쉽게 흔들린다. 하루는 미친 듯이 몰입해 작업을 하지만, 다음 날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기복은 자연스럽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기복에 따라 일이 중단되기 시작할 때다. 어느 순간, 며칠, 몇 주가 흘러버리고, 자신감은 바닥을 친다.

이럴 때 필요한 건 감정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감정 없이도 돌아가는 구조, 즉 루틴이다. 루틴은 ‘습관화된 행동 패턴’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를 닦듯이, 별 생각 없이도 책상 앞에 앉게 만드는 힘이다. 습관이 되면 감정이 없어도 움직일 수 있다. 좋아서가 아니라 ‘원래 하던 일이니까’ 하는 상태. 의욕은 없지만 일은 된다. 이게 루틴의 힘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루틴을 아주 작게 쪼개야 한다. 처음부터 하루에 4시간씩 집중해서 글을 쓰겠다는 식의 목표는 유지되지 않는다. 오히려 ‘매일 20분만 쓰기’, ‘하루 한 문장만 정리하기’처럼 사소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더 오래 간다. 중요한 건, 이 작은 행동이 ‘내가 오늘도 이 일을 했다’는 성취감을 주고, 그 감정이 다시 동기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루틴은 스스로를 일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얹히게 하는 구조다.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더 많이 하려고 하기보다, 오래 하기 위해 루틴의 ‘템포’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이 충만할 때도, 피로할 때도 유지할 수 있는 루틴. 그게 바로 열정을 시스템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내게 맞는 루틴을 찾기 위해 필요한 ‘자기 관찰’


많은 사람들이 루틴을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을 복제하는 방식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루틴은 맞지 않는 옷과 같다. 아무리 좋은 루틴이라도 나와 맞지 않으면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글을 쓰는 작가의 루틴이 나에게도 효과적일까? 절대 아니다. 중요한 건 ‘유명한 루틴’이 아니라 ‘나에게 잘 맞는 루틴’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나의 리듬을 세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나는 언제 집중이 잘 되는가? 어떤 장소에서 가장 몰입이 잘 되는가? 피로를 덜 느끼는 시간대는 언제인가? 나는 긴 시간 몰입하는 타입인가, 짧게 끊어서 자주 하는 타입인가?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것이 루틴 설계의 출발점이다.

관찰을 위해 추천하는 방법은 ‘리듬 기록표’를 만드는 것이다. 일주일 정도의 시간 동안 하루 2~3회, 현재 기분과 에너지 수준, 집중도, 그리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기록해본다. 예를 들어, “오전 10시: 기분 보통, 집중도 높음, 글쓰기 1시간” 같은 식이다. 이 데이터를 모으면 자신의 에너지 곡선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거기서 가장 자연스럽게 일할 수 있는 시간대와 방식을 추출하면 된다.

또한 ‘피로 유발 행동’도 함께 기록해보자. 어떤 루틴은 나에게 맞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운동을 하고 바로 글을 쓰는 루틴이 오히려 에너지를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다. 루틴은 나를 돕는 구조여야 하지, 나를 몰아붙이는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 ‘나에게 맞는 루틴’은 결국 ‘내 몸과 마음의 리듬을 존중한 구조’에서 나온다.

루틴은 단순히 따라 하기 위한 정답이 아니라, 관찰하고 조정하며 만들어가는 유동적인 시스템이다.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하기 위해서는 나의 리듬을 이해하는 능력이 필수다. 그 이해가 쌓일수록, 루틴은 나를 지치지 않게 이끌어주는 든든한 친구가 된다.

 

루틴 속에는 반드시 ‘쉼’이 포함돼야 한다


사람들은 루틴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 ‘무언가를 하는 시간’만 떠올린다. 몇 시에 일어나서, 몇 시부터 일하고, 몇 시까지 무엇을 마쳐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그런 루틴은 오히려 사람을 쉽게 소모시킨다. 정말 좋은 루틴은 작업뿐만 아니라 감정과 에너지를 회복시키는 루틴까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집중 작업을 하고, 그 후 30분은 ‘의도적인 멍 때리기’ 시간으로 정하는 식이다. 이때는 스마트폰도, 뉴스도, 자극적인 콘텐츠도 멀리하고, 그냥 조용히 차를 마시거나 창밖을 바라보는 루틴이다. 이 작은 공백은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우리의 두뇌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창의적인 연결을 더 잘 만든다. 몰입과 창조에는 반드시 휴식의 여백이 필요하다.

또한 감정을 해소하고 다듬는 루틴도 포함시켜야 한다. 매일 자기 전, 오늘의 감정 한 줄을 쓰는 루틴은 감정을 축적하지 않고 흘려보낼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오늘은 글이 생각보다 잘 안 써져서 답답했지만, 그래도 한 문장을 완성해서 다행이다”라는 기록 하나가 감정의 에너지를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

‘감정, 행동, 쉼’이 모두 포함된 루틴만이 진짜 지속 가능한 루틴이다. 아무리 효율적인 루틴이라도 감정을 누르고, 쉼을 빼앗는 구조라면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 오히려 지치고, 무감각해지고, 결국 멀어지게 된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려면, 일하는 시간만큼 쉬는 시간도 루틴화해야 한다. 이때의 쉼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다음 루틴으로 연결되기 위한 다리 역할을 한다.

좋은 루틴은 나를 다그치지 않고, 나를 배려한다. 오늘 지쳤으면 내일은 느리게 시작할 수 있도록 유연하고, 내가 좋아하는 감정이 무너지지 않도록 방어막이 되어준다. 그래서 루틴은 단순히 ‘일을 하기 위한 틀’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지키기 위한 감정의 인프라가 된다. 그 감정이 오래 유지될 수 있는 토양이 바로 ‘쉼이 포함된 루틴’이다.